맞벌이 연금, 각자 넣으면 10년에 1,485만 원 차이입니다
맞벌이 부부가 연금계좌를 준비할 때 자주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한 사람 계좌에 몰아넣는 게 낫지 않나요?”
계산해 보면 정반대입니다. 같은 1,800만 원을 넣어도 한 사람에게 몰면 연 148만 5천 원을 돌려받고, 각자 900만 원씩 나누면 297만 원을 받습니다. 10년이면 1,485만 원 차이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세액공제 한도가 계좌가 아니라 사람 단위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결론부터
연금저축+IRP 세액공제 한도는 1인당 900만 원입니다. 부부면 1,800만 원.
여유가 900만 원뿐이라면 소득이 낮은 쪽 계좌에 넣습니다.
받을 때도 각자 나눠야 연 1,500만 원 분리과세 기준을 넘기지 않습니다.
1. 한도는 사람마다 따로 붙습니다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연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습니다. 이 한도는 계좌를 몇 개 만들든 사람당 하나입니다.
그러니 남편 계좌에 1,800만 원을 넣어도 공제는 900만 원까지입니다. 나머지 900만 원은 세제 혜택 없이 그냥 묶인 돈이 됩니다.
| 넣는 방식 | 공제 대상 | 연 환급액 | 10년 누적 |
|---|---|---|---|
| 한 사람에게 1,800만 원 | 900만 원 | 148.5만 원 | 1,485만 원 |
| 각자 900만 원씩 | 1,800만 원 | 297만 원 | 2,970만 원 |
같은 돈을 넣고 10년에 1,485만 원이 갈립니다. 투자 실력이 아니라 계좌를 어떻게 나누느냐로 생기는 차이입니다.
2. 여유가 900만 원뿐이라면 누구 계좌에
부부 합쳐 1,800만 원을 넣기는 부담스러운 경우가 더 많습니다. 900만 원만 가능하다면 누구 계좌가 나을까요.
답은 소득이 낮은 쪽입니다. 세액공제율이 소득에 따라 다르기 때문입니다.
총급여 5,500만 원 이하 : 16.5%
총급여 5,500만 원 초과 : 13.2%
900만 원을 넣을 때
소득 낮은 쪽(16.5%) → 148.5만 원
소득 높은 쪽(13.2%) → 118.8만 원
차이 연 29.7만 원
연말정산에서 소득이 높은 쪽에 몰아주는 것이 유리하다는 통념이 있는데, 연금계좌 세액공제는 반대입니다. 세율이 아니라 공제율이 적용되고, 그 공제율은 소득이 낮을수록 높기 때문입니다.
부부 모두 5,500만 원을 넘는다면 둘 다 13.2%이므로 어느 쪽이든 같습니다. 이때는 나중에 연금을 받을 때를 기준으로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3. 받을 때도 나누는 것이 유리합니다
넣을 때만이 아닙니다. 연금을 받는 단계에서도 나눠 둔 쪽이 유리합니다.
사적연금(연금저축·IRP)은 연 1,500만 원까지 3.3~5.5%의 낮은 세율로 분리과세됩니다. 이 금액을 넘기면 종합과세 대상이 되어 다른 소득과 합산됩니다.
| 수령 방식 | 분리과세 유지 범위 |
|---|---|
| 한 사람이 몰아 받기 | 연 1,500만 원까지 |
| 부부가 각자 받기 | 합쳐서 연 3,000만 원까지 |
노후에 월 250만 원(연 3,000만 원)을 사적연금으로 받고 싶다면, 한 사람 계좌로는 절반이 종합과세로 넘어갑니다. 각자 나눠 두면 전액이 저율 분리과세로 끝납니다.
건강보험료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연금소득이 늘면 건강보험료 산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한 사람에게 소득이 몰리면 피부양자 자격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 점에서도 부부가 나눠 갖는 편이 안전합니다.
4. 전업주부도 만들 수 있습니다
“소득이 없으면 세액공제를 못 받으니 의미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절반만 맞습니다.
소득이 없으면 세액공제는 못 받습니다. 낼 세금이 없으니 돌려받을 것도 없습니다. 다만 연금저축 계좌 자체는 만들 수 있고, 두 가지 이점은 그대로 남습니다.
하나, 운용수익에 대한 과세가 미뤄집니다. 일반 계좌에서는 이익이 날 때마다 15.4%를 떼지만, 연금계좌 안에서는 찾을 때까지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그동안 세금 낼 돈까지 굴러갑니다.
둘, 나중에 받을 때 저율과세됩니다.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으면 3.3~5.5%입니다. 15.4%와 비교하면 큰 차이입니다.
그리고 다시 취업하면 그때부터 세액공제를 받습니다. 계좌를 미리 만들어 두면 의무 가입 기간 5년이 그만큼 먼저 시작됩니다.
5. 실제로 어떻게 나눌 것인가
첫째, 두 사람 모두 계좌를 만듭니다. 넣지 않더라도 열어 둡니다. 한도는 해마다 새로 생기고 안 쓰면 사라집니다.
둘째, 여유 자금이 900만 원 이하면 소득이 낮은 쪽부터 채웁니다. 공제율 16.5%를 먼저 쓰는 순서입니다.
셋째, 900만 원을 넘으면 나머지를 배우자 계좌로 넘깁니다. 한 계좌에 1,200만 원을 넣는 것보다 900만 원 + 300만 원이 낫습니다.
넷째, IRP의 안전자산 30% 규정을 감안합니다. IRP는 위험자산이 70%로 제한됩니다. 주식형 비중을 높이고 싶다면 연금저축 한도(600만 원)를 먼저 채우고 나머지를 IRP로 돌리는 순서가 유리합니다.
6. 나이 차이가 나는 부부라면
부부의 나이가 몇 살 차이 나는 경우, 연금 개시 시점이 어긋납니다. 이것을 불편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연금은 만 55세 이후 받을 수 있습니다. 남편이 다섯 살 많다면 남편이 먼저 5년간 받고, 그 뒤에 아내가 시작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 개시 전까지의 소득 공백을 메우는 데 쓸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같은 시기에 몰아 받으면 앞서 본 1,500만 원 기준을 두 사람 모두 넘길 위험이 커집니다. 시작 시점을 어긋나게 두는 것 자체가 분산입니다.
그래서 나이가 많은 쪽 계좌를 먼저 채우는 순서도 생각해 볼 만합니다. 먼저 쓰게 될 돈이니 운용 기간이 짧고, 그만큼 안전자산 비중을 높여야 합니다.
7. 한쪽이 소득이 끊겼을 때
맞벌이가 외벌이로 바뀌는 일은 흔합니다. 출산, 이직 준비, 건강 문제 등입니다. 이때 연금계좌를 어떻게 할지가 문제가 됩니다.
납입을 멈춰도 계좌는 유지됩니다. 연금저축과 IRP 모두 매달 넣어야 하는 의무가 없습니다. 형편이 될 때 넣고 안 될 때 쉬면 됩니다. 쉬는 동안에도 그 안의 돈은 계속 운용됩니다.
주의할 것은 해지입니다. 소득이 없어 세액공제를 못 받으니 해지하려는 분이 있는데, 그동안 공제받은 금액과 운용수익 전체에 16.5% 기타소득세가 붙습니다. 공제받은 비율(13.2% 또는 16.5%)보다 높거나 같아 손해입니다.
목돈이 급하다면 해지 대신 연금저축의 중도인출을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원금은 불이익 없이 꺼낼 수 있습니다. IRP는 법정 사유에 한해 중도인출이 됩니다.
마무리하며
맞벌이 부부의 연금 전략은 복잡한 상품 고르기가 아니라 계좌를 나누는 일에서 시작합니다. 같은 돈을 넣고도 10년에 1,485만 원이 갈리는데, 이건 수익률로 만들어내기 어려운 차이입니다.
기억할 숫자는 셋입니다. 900만 원(1인당 공제 한도), 5,500만 원(공제율이 갈리는 소득), 1,500만 원(수령 시 분리과세 기준). 이 셋만 알면 부부가 어떻게 나눌지는 스스로 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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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액공제 한도와 공제율, 연금소득 분리과세 기준은 2026년 8월 기준이며 세법 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계산은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로 다른 공제 항목과 기납부세액에 따라 실제 환급액은 달라집니다. 개별 사정에 따른 판단은 국세청 또는 세무 전문가의 확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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