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전에 DC형으로 바꾸면 4,500만 원 차이입니다

임금피크제 전에 DC형으로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면 연봉만 깎이는 것이 아닙니다. DB형 퇴직연금을 그대로 두면 퇴직금도 함께 깎입니다.

계산해 보면 근속 30년에 월 500만 원을 받던 분이 임금 30% 삭감 상태로 퇴직하면 퇴직금이 1억 5,000만 원에서 1억 500만 원이 됩니다. 4,500만 원 차이입니다.

이 글에서는 왜 그런지, 그리고 언제 전환해야 하는지를 숫자로 정리하겠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DB형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으로 계산합니다. 임금이 깎이면 퇴직금도 깎입니다.

DC형매년 쌓인 금액이 그대로 남습니다. 나중에 임금이 깎여도 영향이 없습니다.

그래서 임금피크 진입 직전이 전환 시점입니다. 한 번 바꾸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1. DB형과 DC형의 계산 방식

DB형 (확정급여형)
  퇴직급여 = 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 × 근속연수
  → 마지막 임금이 전체를 좌우합니다

DC형 (확정기여형)
  퇴직급여 = 매년 (연봉 ÷ 12) 적립분의 합 ± 운용손익
  → 그해 임금이 그해 적립분만 정합니다

평상시에는 임금이 오르는 추세라 DB형이 유리합니다. 마지막 임금이 가장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DB형을 그대로 둡니다.

그런데 임금피크제는 이 전제를 뒤집습니다. 마지막 몇 년의 임금이 가장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2. 얼마나 차이 나는지

근속 30년, 피크 직전 월 평균임금 500만 원인 경우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임금피크제 진입 시 DB형과 DC형 전환의 퇴직급여 차이 근속 30년 월 500만 원 기준으로 임금이 30% 깎이면 DB형은 1억 500만 원, 피크 직전 DC형으로 전환하면 1억 5천만 원으로 4,500만 원 차이가 납니다. 임금이 깎이는 만큼 DB형 퇴직금도 깎입니다 근속 30년 · 피크 직전 평균임금 월 500만 원 가정 · 단위 만 원 0천만5천만10천만15천만15,00015,000삭감 없음15,00012,00020% 삭감15,00010,50030% 삭감15,0009,00040% 삭감 피크 직전 DC형 전환 DB형 유지
근속 30년, 피크 직전 월 평균임금 500만 원을 가정한 계산입니다. 실제 금액은 회사 규정에 따라 다릅니다.
임금 삭감률 DB형 유지 피크 직전 DC 전환 차이
20%1억 2,000만 원1억 5,000만 원3,000만 원
30%1억 500만 원1억 5,000만 원4,500만 원
40%9,000만 원1억 5,000만 원6,000만 원

DC형으로 바꿔 두면 그 시점까지의 퇴직금이 확정됩니다. 이후 임금이 깎여도 이미 쌓인 금액은 줄지 않습니다. 깎인 연봉 기준으로 추가 적립만 조금 적게 될 뿐입니다.

반면 DB형은 30년 전체가 마지막 임금으로 다시 계산됩니다. 임금이 30% 깎이면 30년치 퇴직금이 전부 30% 깎입니다. 이것이 차이가 커지는 이유입니다.

3. 언제 바꿔야 하나

임금피크제 진입 직전입니다. 정확히는 임금이 깎이기 시작하는 시점 이전이어야 합니다.

이미 깎인 뒤에 전환하면 깎인 임금 기준으로 그동안의 퇴직금이 정산되어 넘어옵니다. 한 달만 늦어도 늦습니다.

되돌릴 수 없습니다

한 번 DB형에서 DC형으로 바꾸면 다시 DB형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회사 규정상 전환 신청 기간이 정해져 있는 경우도 많으니, 인사팀에 미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4. 전환 후에는 운용을 해야 합니다

DC형으로 바꾸면 운용 책임이 나에게 넘어옵니다. DB형은 회사가 굴리고 결과와 무관하게 정해진 금액을 주지만, DC형은 내가 고른 상품의 수익률이 그대로 반영됩니다.

여기서 흔한 실수가 나옵니다. 전환만 하고 방치하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고르지 않으면 원리금보장형에 그대로 놓입니다.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수익률로 몇 년을 보내게 됩니다.

다만 은퇴가 가까운 시점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남은 기간이 3~5년이면 손실을 회복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안전자산 비중을 높게 가져가되, 전액을 예금에 두지는 않는 정도가 무난합니다.

5. DC형이 불리한 경우도 있습니다

모든 경우에 전환이 답은 아닙니다.

첫째, 임금피크 적용 기간이 짧고 삭감률이 낮은 경우입니다. 1년만 10% 깎이는 정도라면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전환에 따르는 운용 부담을 감안하면 그대로 두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둘째, 임금피크 이후에도 임금이 다시 오르는 구조라면 DB형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회사 규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투자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경우입니다. DC형은 방치하면 손해입니다. 디폴트옵션이라도 설정할 생각이 없다면 신중해야 합니다.

6. 퇴직소득세도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

퇴직금이 1억 5,000만 원이라도 세금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근속 30년이면 근속연수공제가 크기 때문입니다.

퇴직금 1억 5,000만 원 · 근속 30년

  근속연수공제 7,000만 → 환산급여 3,200만
  환산급여공제 후 과세표준 960만
  퇴직소득세 144만 + 지방세 14만 = 158만 원

  실효세율 1.06%

여기에 IRP로 옮겨 연금으로 받으면 이 세금이 더 줄어듭니다. 감면율은 연금 실제수령연차에 따라 1~10년차 30%, 11~20년차 40%이고, 2026년부터 20년 초과 구간은 50%가 신설됐습니다.

7. 전환 전에 확인할 체크리스트

결정하기 전에 회사에서 받아야 할 숫자가 있습니다. 이것들을 알아야 위 계산을 내 경우에 대입할 수 있습니다.

확인할 것 왜 필요한가
현재 퇴직금 예상액DC형으로 전환하면 이 금액이 확정됩니다
임금피크 시작 시점그 전에 전환을 끝내야 합니다
연차별 삭감률첫해 10%, 이듬해 20%처럼 단계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임금피크 적용 기간몇 년인지에 따라 차이 규모가 달라집니다
전환 신청 마감일회사마다 정해진 기간이 있습니다

특히 연차별 삭감률이 중요합니다. 한 번에 30%가 깎이는 것이 아니라 3년에 걸쳐 10%씩 깎이는 구조라면, 전환 시점을 조금 늦춰도 손실이 작습니다. 반대로 첫해부터 크게 깎인다면 서둘러야 합니다.

퇴직연금 사업자(은행이나 증권사) 앱에서도 현재까지 쌓인 예상 퇴직급여를 볼 수 있습니다. 그 숫자를 놓고 깎인 임금 × 근속연수와 비교하면 내 경우의 차이가 바로 나옵니다.

마무리하며

임금피크제 전환은 몇 달 안에 결정해야 하는 일회성 선택입니다. 그런데 회사가 먼저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금피크 대상이 되는 나이가 다가온다면 인사팀이나 퇴직연금 사업자에게 두 가지를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내 퇴직연금이 DB형인지 DC형인지, 그리고 전환 신청은 언제까지 가능한지입니다.

이 두 질문에 답을 얻는 데 10분이면 되고, 위 계산대로라면 수천만 원이 걸린 문제입니다.

계산 예시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정이며 실제 퇴직급여는 회사 규정, 평균임금 산정 방식, 운용 수익률에 따라 달라집니다. 퇴직소득세는 소득세법상 산출 구조에 따른 것으로 개별 사정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전환 여부는 반드시 회사 인사팀과 퇴직연금 사업자의 안내를 확인한 뒤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8. 회사가 알려 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제도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문제는 몰라서 시기를 놓치는 것입니다.

회사가 임금피크제 적용을 안내할 때 퇴직연금 전환까지 함께 설명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인사 담당자도 급여 규정을 안내할 뿐, 퇴직연금은 별도 부서나 외부 사업자가 맡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본인이 먼저 물어봐야 합니다. 물어볼 곳은 두 군데입니다. 회사 인사·총무팀퇴직연금을 맡고 있는 금융사입니다.

금융사에 물어볼 것

"지금 시점 기준으로 DC형 전환 시 이전되는 금액이 얼마인가요"가 가장 정확한 질문입니다. 이 금액이 전환하면 확정되는 퇴직금입니다. 회사 규정상 전환 절차와 마감일도 함께 확인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회사 전체가 DB형만 운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개인이 전환할 수 없고, 노사 합의로 제도를 추가해야 합니다. 이런 사정도 물어봐야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임금피크 대상 연령이 다가온다면, 적용 1년 전쯤에 한 번 확인해 두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전환 절차에 몇 주가 걸리는 경우가 있어, 임박해서 알아보면 늦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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