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5년만 내고 멈췄다면: 추납 119개월로 월 47만 원 만드는 계산

국민연금 5년만 내고 멈췄다면 - 추납 119개월로 월 47만 원 만드는 계산

국민연금을 몇 년 넣다가 멈춘 채로 두신 분이 많습니다. 회사를 그만두면서, 아이를 키우면서, 사업을 접으면서 자연스럽게 끊긴 기간입니다. 그런데 그 기간이 그냥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을 내고 다시 채워 넣을 수 있는 자리라는 사실은 의외로 덜 알려져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가입기간이 10년(120개월)에 못 미치면 국민연금은 연금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5년만 냈다면 매달 받는 돈은 0원이고, 그동안 낸 보험료에 이자를 붙여 한 번에 돌려주는 반환일시금으로 끝납니다. 추후납부(추납)는 바로 이 지점에서 성격이 달라집니다. 연금을 조금 늘리는 제도가 아니라 없던 수급권을 만들어 내는 제도입니다.

이 글에서는 2026년 기준 숫자로 직접 계산했습니다. 경력단절로 5년만 납부한 55세 A씨가 119개월을 추납하면 1,131만 원을 넣고 매달 47만 1,582원을 평생 받게 되며, 낸 돈은 24개월이면 돌아옵니다.

1. 5년만 내고 멈춘 국민연금은 연금이 아닙니다

국민연금 노령연금을 받으려면 가입기간이 최소 10년이어야 합니다. 이 조건은 소득이 얼마였는지, 보험료를 얼마나 냈는지와 무관한 문턱입니다. 9년 11개월을 냈어도 연금은 나오지 않습니다.

10년을 넘긴 뒤에는 1년마다 지급률이 5%포인트씩 올라갑니다. 10년이면 기본연금액의 50%, 20년이면 100%입니다. 20년을 넘기면 그때부터 다시 1년마다 5%씩 가산됩니다.

국민연금 가입기간별 노령연금 지급률. 가입기간 5년은 수급권이 없고 10년 50퍼센트, 15년 75퍼센트, 20년에 100퍼센트가 된다.
국민연금법에 따른 가입기간별 지급률입니다. 10년 미만은 노령연금 수급권 자체가 생기지 않습니다.

여기서 드러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10년 문턱을 넘는 순간의 이득이 압도적으로 크다는 점입니다. 9년 11개월에서 10년으로 한 달을 더 채우면 연금액이 0원에서 기본연금액의 50%로 뜁니다. 반면 이미 15년을 채운 사람이 1년을 더 채우면 5%포인트가 늘 뿐입니다. 같은 1년이라도 어디에 붙이느냐에 따라 가치가 열 배 넘게 차이 납니다.

2. 추납은 “내지 못한 기간”을 되사는 제도입니다

추후납부는 국민연금법 제92조에 근거합니다. 과거에 보험료를 내지 못한 기간의 보험료를 지금 내고, 그만큼을 가입기간으로 인정받는 제도입니다.

항목 내용
대상 기간 납부예외 기간(실직·휴직·사업중단), 적용제외 기간(전업주부 등 배우자가 공적연금 가입자여서 빠져 있던 기간), 군 복무 기간
신청 자격 현재 국민연금에 가입 중일 것(사업장·지역·임의·임의계속 모두 해당). 과거에 1개월 이상 낸 이력이 있을 것
기간 상한 최대 119개월(9년 11개월). 군 복무 기간을 포함해 10년 미만까지만
보험료 계산 신청일이 속한 달의 기준소득월액 × 납부기한이 속한 달의 보험료율 × 추납 개월 수
분할납부 최대 60회. 분할하면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만큼 이자가 붙습니다

주의할 점은 이미 국민연금에 가입 중이어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전업주부처럼 지금 가입자가 아니라면 먼저 임의가입을 신청해 가입자 신분을 얻은 뒤에 추납을 신청하는 순서를 밟아야 합니다. 순서를 거꾸로 하면 접수가 되지 않습니다.

3. 얼마를 내야 하나 — 하한과 상한이 8배 차이 납니다

추납보험료는 정해진 금액이 아닙니다. 본인이 정한 기준소득월액에 보험료율을 곱해서 나옵니다. 2026년 보험료율은 9.5%이고, 기준소득월액은 2026년 7월부터 하한 41만 원, 상한 659만 원입니다.

기준소득월액별 119개월 추납보험료. 하한으로 내면 463만 원, 상한으로 내면 3,610만 원으로 약 8배 차이가 난다.
2026년 보험료율 9.5%를 적용해 계산했습니다. 임의가입자는 A값(3,193,511원)까지만 추납할 수 있으며, 최대 60회 분할납부가 가능하고 이때 이자가 붙습니다.

다만 임의가입자에게는 별도의 상한이 걸립니다.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월액인 A값을 넘는 금액으로는 추납할 수 없습니다. 2026년 A값은 월 3,193,511원이므로 임의가입자의 월 추납보험료 상한은 여기에 9.5%를 곱한 303,384원입니다. 119개월을 꽉 채우면 3,610만 원이 됩니다.

반대로 가장 적게 내는 방법은 기준소득월액 하한인 41만 원으로 신청하는 것입니다. 월 38,950원, 119개월이면 464만 원입니다. 같은 119개월인데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약 8배 차이가 납니다.

4. 경력단절 55세 A씨의 실제 계산

구체적인 사람을 놓고 계산해 보겠습니다.

27세부터 32세까지 5년(60개월) 직장에 다니며 국민연금을 냈습니다. 이후 육아로 일을 그만두었고 배우자가 직장가입자라 적용제외로 20년 넘게 비어 있습니다. 올해 55세가 되어 임의가입으로 다시 넣기 시작했습니다.

  추납하지 않으면 119개월 추납하면
가입기간 60개월 (5년) 179개월 (14년 11개월)
지급률 — 74.6%
매달 받는 연금 0원
(반환일시금으로 종결)
471,582원
추가로 내는 돈 0원 11,305,000원

계산 조건: 추납 기준소득월액 100만 원(월 95,000원 × 119개월), 재평가 후 가입기간 중 평균소득월액(B값) 200만 원, 2026년 A값 3,193,511원, 소득대체율 43%(비례상수 1.29)를 가정했습니다. 지급률은 50% + 5% × (가입연수 − 10)으로 계산했습니다.

0원이 47만 원이 됩니다. 이것이 추납의 힘이 가장 크게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연금을 늘린 것이 아니라 없던 연금을 만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5. 회수까지 24개월, 그 뒤로는 전부 이익입니다

1,131만 원은 적은 돈이 아닙니다. 그래서 정작 궁금한 것은 “언제 본전을 찾느냐”입니다.

추납 원금 회수 시점. 1,131만 원을 넣고 월 47만 1,582원을 받으면 24개월 만에 원금을 넘어선다.
경력단절 A씨 사례. 물가연동에 따른 연금액 인상은 반영하지 않은 보수적 계산입니다.

월 471,582원을 받으므로 11,305,000 ÷ 471,582 = 24.0개월, 즉 2년이면 낸 돈을 모두 회수합니다. 65세부터 받기 시작해 67세면 원금을 넘어서고, 그 뒤로 받는 것은 전부 남는 돈입니다. 85세까지 산다고 하면 20년 동안 받는 총액은 1억 1,318만 원이 됩니다. 낸 돈의 10배입니다.

여기에는 넣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올려서 지급합니다. 위 계산은 연금액이 그대로라고 본 보수적인 숫자이므로, 실제로 받는 총액은 이보다 큽니다. 유족연금으로 이어지는 부분도 계산에 넣지 않았습니다.

다만 사망 시점이 이르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원금 회수 전에 사망하면 손해일 수 있으므로, 건강 상태와 가족력을 함께 놓고 판단해야 합니다. 이 판단 구조는 조기수령과 연기연금의 손익분기를 따질 때와 같습니다.

6. 이미 10년을 채운 사람은 계산이 달라집니다

같은 추납이라도 이미 수급권이 있는 사람에게는 효과가 훨씬 작습니다. 15년(180개월)을 채운 B씨가 60개월을 추납하는 경우를 보겠습니다.

  A씨 (5년 → 14년 11개월) B씨 (15년 → 20년)
추납 개월 119개월 60개월
내는 돈 11,305,000원 5,700,000원
월 연금 증가 +471,582원 +153,013원
원금 회수 24개월 37개월

B씨는 재평가 후 평균소득월액(B값) 250만 원을 가정했습니다.

B씨도 37개월(3년 1개월)이면 회수하므로 여전히 유리합니다. 다만 A씨만큼 극적이지는 않습니다. 추납은 가입기간이 짧은 사람일수록 효율이 높습니다. 예산이 한정되어 있다면 부부 중 가입기간이 짧은 쪽부터 채우는 편이 낫습니다.

7. 많이 넣을수록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럼 상한까지 꽉 채워 넣으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여기에는 두 가지 제동이 걸립니다.

회수 기간이 길어집니다

A씨가 상한(A값)으로 119개월을 추납하면 3,610만 원을 내고 월 579,955원을 받습니다. 연금은 47만 원에서 58만 원으로 11만 원 늘지만, 내는 돈은 1,131만 원에서 3,610만 원으로 세 배가 됩니다. 회수 기간은 24개월에서 62개월(5년 2개월)로 늘어납니다. 늘어난 돈 대부분이 “10년 문턱”이 아니라 “소득 수준”에 쓰이기 때문입니다.

기초연금이 깎일 수 있습니다

2026년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은 월 349,700원입니다. 그런데 국민연금 수령액이 기준연금액의 150%인 524,550원을 넘으면 국민연금 연계감액이 작동해 기초연금이 줄어듭니다(최소 50%는 보장됩니다).

앞의 계산을 다시 보면 의미가 분명해집니다. A씨가 기준소득월액 100만 원으로 추납하면 471,582원이라 연계감액 구간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반면 상한으로 추납하면 579,955원이 되어 감액 대상이 됩니다. 국민연금을 11만 원 더 받으려다 기초연금에서 깎이면 실익이 줄어듭니다.

즉 추납 금액은 “최대”가 아니라 “최적”을 찾아야 하는 문제입니다. 노후 소득이 국민연금과 기초연금뿐인 분이라면 특히 그렇습니다. 다른 소득원이 함께 있다면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3층 구조를 함께 놓고 판단하는 편이 낫습니다.

8. 2026년에 달라진 세 가지

2025년 국민연금법 개정으로 2026년부터 계산 조건이 바뀌었습니다. 추납을 검토한다면 이 변화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항목 이전 2026년
보험료율 9.0% 9.5% (2033년 13%까지 매년 0.5%p)
소득대체율 41.5% (하락 중) 43% 고정
기준소득월액 40만 ~ 637만 원 41만 ~ 659만 원 (7월부터)

여기서 추납과 직결되는 대목이 있습니다. 추납보험료는 납부기한이 속한 달의 보험료율로 계산합니다. 보험료율이 매년 0.5%포인트씩 오르는 구간에 들어섰으므로, 같은 개월 수를 추납해도 나중에 낼수록 비싸집니다. 반면 소득대체율은 43%로 고정되어 받는 쪽 조건은 더 나아지지 않습니다. 추납을 할 생각이라면 미룰수록 불리한 구조입니다.

9. 신청 전에 확인할 다섯 가지

  1. 내 추납 가능 기간부터 조회하십시오. 국민연금공단 ‘내 곁에 국민연금’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납부예외·적용제외 기간이 몇 개월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119개월이 상한일 뿐, 실제로 비어 있는 기간만큼만 신청됩니다.
  2. 지금 가입자인지 확인하십시오. 가입 중이 아니라면 임의가입을 먼저 신청해야 합니다.
  3. 10년 문턱을 기준으로 개월 수를 정하십시오. 가입기간이 10년에 못 미친다면 최소한 120개월을 넘기는 만큼은 채우는 것이 우선입니다.
  4. 기초연금 연계감액 구간을 넘는지 계산하십시오. 2026년 기준 월 524,550원이 분기점입니다.
  5. 목돈이 부담되면 분할납부를 쓰십시오. 최대 60회까지 나눌 수 있습니다. 다만 이자가 붙으므로 총액은 늘어납니다.

10. 정리

추납은 “연금을 조금 더 받는 방법”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효과가 가장 큰 대상은 가입기간 10년을 채우지 못해 연금 자체가 나오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 경우 1,131만 원으로 월 47만 원의 평생 연금을 만들 수 있고, 원금은 2년이면 돌아옵니다.

반대로 이미 20년 가까이 채운 분이라면 추납의 우선순위는 낮습니다. 그때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점검하는 일이나 연금 수령 시기를 조정하는 편이 효과가 큽니다. 연금액이 늘어나면 건강보험료 피부양자 자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함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의 계산은 2026년 A값 3,193,511원, 보험료율 9.5%, 소득대체율 43%(비례상수 1.29), 기준소득월액 하한 41만 원·상한 659만 원을 적용한 것입니다. 실제 연금액은 가입 이력과 재평가율, 개인별 B값에 따라 달라지므로 국민연금공단의 ‘예상연금액 조회’로 본인 수치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제도 내용은 국민연금법 제92조와 국민연금공단 안내를 근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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